"학문과 현장은 하나"…83세 법학박사 건설사 회장님

입력 2024-02-23 18:57   수정 2024-03-04 16:19


“학무지경(學無止境)이라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. 기업 경영을 하면서 학문이 경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.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공부를 하고 싶었다.”

최근 직원 자녀 한 명당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해 화제를 모은 이중근 부영 회장(83)이 고려대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. 81세(2022년)에 고려대 일반대학원 법학과 박사 학위에 진학한 지 2년 만이다. 논문 주제는 ‘공공임대주택 관련법의 위헌성 및 개선 방안에 대한 헌법적 연구’. 1983년부터 23만 가구의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해온 부영그룹의 수장으로서 수십 년간 쌓은 경험을 논문에 녹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.

이 회장은 23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‘제117회 학위수여식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. 1941년 전남 순천 출생인 이 회장은 2000년에 고려대 정책대학원 행정학 석사를, 2004년에는 같은 대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. 이번이 두 번째 박사 학위다. 고려대 관계자는 “이 회장은 고령에도 학업에 열정을 보이며 우수한 성적으로 학위를 취득했다”고 말했다. 이 회장은 기부와 공익활동 등을 통해 학교의 명예를 높인 점을 인정받아 이날 공로상도 받았다.

그는 부영그룹을 설립한 1983년부터 전국에 아파트 약 30만 가구를 지었다. 이 중 23만 가구가 임대 아파트다. 이 회장은 지난 5일 부영그룹 시무식에서 분양 전환이 가능한 임대주택이 아니라 영구임대주택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. 그는 “앞으로 한국 주택시장은 30%의 거주만을 위한 영구임대주택과 70%의 소유주택으로 개편되는 게 바람직하다”며 “분양조건부 임대주택은 분양 전환을 앞두고 임차인의 과한 하자 지적 및 가격 인하 요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”고 말했다.

이 회장은 최근 잇단 기부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. 올 시무식에선 2021년 이후 출산한 직원 자녀 70명에게 1억원씩 총 70억원을 지급했다. 셋째까지 출산한 임직원 가정에는 국가 토지 제공을 조건으로 임차인의 조세 부담과 유지보수 책임이 없는 국민주택을 제공하겠다고도 약속했다.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면 경제활동인구와 국방 인력 감소로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란 문제의식에서다.

그러면서 기업이 1인당 1억원 이내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면 기부로 간주해 수령자와 기부자(기업)의 세금을 면제해달라고 제안했다. 기획재정부도 이 같은 요청에 따라 비용으로 인정해주는 등 면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. 작년 6월에는 순천 고향마을 주민을 비롯해 친인척, 초·중·고교 동기, 군 동기 및 전우들에게 최대 1억원씩, 총 2650억원을 기부해 관심을 모았다.

박진우 기자 jwp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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